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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약, ‘안전하다’는 판단이 합리적 (원문링크)
  • 날짜 : 2019-10-25 (금) 15:25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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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약인성 간손상 우려에 따른 복용 여부 한의사가 판단해야
고위험군 대상, 복약 시간, 특정 약물과 상호작용 연구 필요
침구치료 이상반응 발생률 낮고 대부분 경미한 증상
공공보건의료연구소 제9차 심포지엄


한의약 안전성.JPG

[한의신문=김대영 기자] 공공보건의료연구소는 지난 16일 국립중앙의료원 연구동 9층 대강당에서는 ‘한의약 안전성 연구, 현재와 미래’를 주제로 제9차 심포지엄을 개최, 한의약 안전성에 대한 최신 연구를 통해 보다 안전한 한의약 진료 현장을 만들기 위한 발전방향을 모색했다.

 

이날 심포지엄에서는 △한약 안전성에 대한 연구동향(동신한방병원 임정태 교육연구부장) △한약-양약 약물상호작용에 관한 연구(루아한의원 조선영 원장) △침 안전성에 대한 연구동향(경희대학교 김태훈 교수) △진료기반 국내 침구치료 안전성 : 대규모 전향적 조사연구(경희대학교 이향숙 교수)에 대한 발표가 이어졌다.

 

임정태 부장은 한약으로 인한 약인성 간손상의 특성에 대한 개괄적 설명과 한약의안전성에 대해 합리적 판단을 할 수 있는 임상 및 역학연구를 소개한 후 한약인성 간손상과 관련된 연구가 나아갈 방향을 제시했다.

 

임 부장에 따르면 일반 인구집단의 한약인성 간 손상 비율은 전향적 연구에서 1% 이내로 보고되고 있으며 기존 약인성간손상 연구에서 한약이 차지하는 비율은 과다하게 추정된 측면이 있는데 30% 안쪽으로 봐야 한다.

이정도면 일반인구집단에 대한 안전성은 어느정도 밝혀져 비교적 안전하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인 만큼 향후 한약인성 간 손상 연구를 할 때 더 이상 일반 인구집단을 대상으로 안전성에 발목이 잡혀서는 않된다는 판단이다.

 

또한 고위험군의 한약 복용 시 임상적 경과를 호전시킨 결과들이 보고되고 있어 한약으로 인한 간 손상 우려에 따른 복용 여부 판단은 한의사가 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다만 한약 자체뿐만 아니라 약재 품질, 병용투여, 약재혼용, 처방 선정 미숙 등 여러요인이 존재하고 있다.

따라서 이미 부작용이 알려진 한약은 용량의존적이고 예측이 가능해 임상에서 주의하면 되며 한약은 개체특이적 발생 비율이 양약보다 높아 정기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는 조언이다.

 

또 앞으로는 고위험군에 대한 연구나 복약 시간, 특정 약물과의 상호작용 등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고 임상연구 뿐 아니라 다양한 방법론을 적용한 연구들도 요구된다고 제언했다.

 

조선영 원장은 “한·양방 협진이 논의되는 중에 치료는 협진할 수 있으나 약물은 상호작용에 대한 정보가 없어 협진이 불가하다고해 최종적으로 시범사업에서 약이 빠지게 됐다. 당시 복지부에서 한·양약 상호작용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고 해 중점적으로 기획하게 됐다”며 한· 양약 병용 시 약물 이상반응 발생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소개했다.

 

조 원장에 따르면 한약처방과 와파린 상호작용 연구에서 INR을 0.5이상 증가 또는 감소시킨 한약처방으로는 가미황기탕, 보양환오탕, 독활지황탕가감, 양격산화탕, 청심연자탕 등이 있다.

INR이 0.5이상 변화가 있다는 것은 출혈이 있거나 혈관이 막힐 우려가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이 연구는 처방 하나하나에 대해 연구를 한 것이 아니라 케이스를 본 것이어서 가능성이 있다는 정도여서 향후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당뇨병 치료에 사용되는 6가지의 한약(청심연자음, 육미지황탕, 조위승기탕, 삼령백출산, 백호가인삼탕, 팔미지황탕)과 6가지 양약(chlorpropamide, glibenclamide, metformin, glimepiride, pioglitazone, repaglinide)의 약물동태학적 상호작용을 동물실험을 통해 평가한 연구에서는 청심연자음·육미지황탕·삼령백출산·백호가인삼탕·팔미지황탕 투여군에서 chlorpropamide의 Cmax 증가, 삼령백출산·백호가인삼탕·팔미지황탕 투여군에서 chlorpropamide의 AUC 증가, 조위승기탕 투여군에서 glibenclamide의 Cmax 증가, 청심연자음·육미지황탕·조위승기탕 투여군에서 glibenclamidedml Tmax 감소, 청심연자음 투여군에서 glimepiride의 AUC 증가, 육미지황탕 투여군에서 repaglinide의 Cmax 증가가 나타났으나 Metformin, Pioglitazone는 6종 한약에 영향을 받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감초의 경우 하이드로코티손과 같은 경구 코르티코스테로이드를 병용하면 스테로이드의 약효가 증가되고 혈중 스테로이드 농도가 증가했다.

코르티코스테로이드를 병용하면 칼륨손실이 생길 수 있으며 오남용 과용 하면 저칼륨혈증 위험이 있고 강심제로 치료 받는 환자에게 감초를 오남용하면 칼륨 손실로 인한 강심제 독성이 증가할 수 있다고 보고됐다.

또 감초는 동물에서 와파린 대사를 증가시키고 체내 와파린 농도 수준을 감소시켜 와파린을 복용중인 환자에게는 감초 복용에 주의하도록 조언할 필요가 있다.

 

마황은 QT interval을 늘리는 약과 병용하면 심전도의 QT interval을 늘리기 때문에 심실 부정맥을 유발할 위험이 있으며 이론적으로 대량의 마황을 투여하면 각성 효과로 인해 베타교감신경 항진제의 효과를 증진시킨다.

 

대황은 Clozapine의 PK와 PD에 모두 변화를 일으키는 것으로 나타나 임상시험을 통해 실제 임상에서도 그러한 영향이 있는지 조사가 필요하며 칼륨 소모가 증가하는 이뇨제 투여 중 대황을 과량 병용하면 칼륨 손실을 유발한다.

 

황련의 경우 주요 약리 성분인 Berberin과 Simvastatin, Fenofibrate을 건강한 성인 대상 병용 투여 시 내약성과 약동학 변화를 관찰한 결과에서 약물이상반응이 나타나지 않았으며 약동학 변화도 차이가 크지 않아 병용투여가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조 원장은 “정부는 한의약 혁신기술개발사업으로 내년부터 2029년까지 10년간 총 1576억 원을 투자해 주요 질환별 표준임상진료지침 개발은 물론 한약제제와 고혈압·당뇨약 등을 동시에 복용할 경우 나타나는 약물 상호작용 연구도 지원할 계획이어서 기대된다”며 “향후 이러한 연구를 통해 병용투여지침이 나오고 한·양방 협진 더 나아가 융합치료제가 개발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했다.

 

김태훈 교수는 일반적으로 침 치료의 이상반응 발생률이 낮고 대부분의 이상반응은 증상이 자가소실되는 경미한 이상반응이었으며 임산부나 소아에 대한 침치료도 이상반응의 발현빈도가 높지 않은 편이라고 밝혔다.

대표적으로 지난 2009년 약 23만 명을 대상으로한 영국, 노르웨이, 독일, 아일랜드 등에서 수행된 전향적 조사결과에서 경미하고 일시적인 침과 관련된 이상반응의 발생률은 대략 6.71%에서 15%였다.

반면 심각한 이상반응의 발생률은 0.024%로 매우 드물었다.

 

다만 침 시술과 관련해 이상반응이 발생할 수 있는 요인들을 사전에 고려하고 주의하는 것은 필요하다.

특히 면역억제제를 복용하거나 재생불량성 빈혈 등 면역기능이 저하된 환자의 경우 주의가 요구된다.

시술시에는 안전한 자세에서 침이 삽입되는 조직과 기관이 어디 인지 인식하고 시술하는 것이 필요하고 정침법(clean needle technique)을 이용해 청결한 시술이 돼야하며  깊이나 방향 등 적절한 수기법을 사용해야한다.

또한 1회용 침을 사용하고 침의 품질관리 및 전침의 기능을 점검하는 등 시술도구에 대한 부분도 고려해야 한다.

 

이향숙 교수가 발표한 ‘진료기반 국내 침구치료 안전성 : 대규모 전향적 조사연구’는 지난 2016년 7월부터 16개월간 총 222명의 한의사로부터 3만7490건의 침구 치료와 관련된 보고를 수집한 것으로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침구 치료의 안전성을 전향적인 방법으로 대규모의 데이터를 수집해 확인한 연구라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가진다.

 

연구결과 이상반응이 보고된 것은 4769건(12.7%)이었다.

가장 많은 이상반응은 출혈(1969건)이었고, 그 다음이 자침부위의 통증(1423건), 멍(951건) 등 대부분 경미한 증상으로 이 세 가지 요인이 전체의 73%를 차지했다.

 

이 교수는 “침구치료의 이상반응은 흔한 일이지만 대부분이 경미하고 일시적이었으며 심각한 이상반응은 거의 없었다. 다른 연구와 비교해 봐도 이상반응은 세계적으로 비슷했다”며 “침은 제대로 훈련받은 한의사의 손에서 시술되면 안전하고 심각한 이상반응은 매우 드물다는 결론”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심포지엄에 참석한 보건복지부 이창준 한의약정책관은 “저출산 고령화 시대의 문제를 해결하는 중요한 수단으로 우리나라 전통의학인 한의약의 역할도 앞으로 계속 부각될 것”이라며 “의과와 건전한 경쟁관계, 협력관계로 거듭나 생활속의 의학으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안전성, 유효성을 확보하고 제도적 개선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대한한의사협회 최문석 부회장도 “세계적인 추세와 달리 국내에서는 한의약의 안전성에 대한 근거 없는 의혹제기가 있다”며 “제도발전과 현대화를 위한 새로운 전환점을 마련하는 소중한 자리가 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김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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