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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날짜 : 2011-10-25 (화) 16:26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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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와 한의학은 일맥상통한다
한의학은 친숙한 의학… 한의원 찾아 침·뜸 치료 받기도

웰빙에 대한 관심이 지속되고 있는 웰빙시대를 맞아 ‘사찰음식’에 대한 인기도 커지고 있는 가운데 ‘사찰음식 전문가’ 선재스님을 만났다.
“요즘 음식은 먹을 게 별로 없어요. 인스턴트 식품은 물론이거니와 성장촉진제를 먹인 고기나 농약을 준 야채·채소·과일 등을 먹는 현대인들의 음식문화를 생각하면 안타까울 따름입니다.” 

그는 “불교에서 음식은 약이자 독이 될 수 있다고 본다”며 “음식을 먹으면 그 음식은 몸에 들어와서 몸을 건강하게 또한 마음을 평화롭게 해주기도 하고 반대로 음식을 잘못 먹으면 몸과 마음을 해치기도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음식이 병을 치료할 수도 있고, 반대로 몸을 해칠 수도 있기에 건강을 위해서는 어떤 음식을 어떻게 먹느냐가 굉장히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불교 경전에서는 발병 후 치료하기보다는, 병이 나기 전에 좋은 음식을 섭취해 건강을 지켜야 한다고 말하고 있어요. 이는 예방의학인 한의학과 일맥상통한다고 생각해요. 또한 한의학에서는 주위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풀 등으로 한약을 지어 치료하듯이 주위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음식을 통해 증세를 호전시킬 수 있는 ‘사찰음식’과 비슷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인지 그는 자신에게 한의학은 굉장히 친숙한 의학이라고 말했다. 그는 어렸을 때부터 한의학과 가깝게 지내왔고, 요즘도 몸이 아프거나 체력이 떨어졌다고 느낄 때면 한의원을 찾아 침을 맞거나 뜸을 뜨기도 한다고 밝혔다. 

“십여년 전 청소년수련원에서 학교에서 문제를 일으키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심성훈련을 했었어요. 그 때, 그 아이들의 입맛이 모범생들과는 다르다는 것을 발견하게 됐어요. 그래서 불교 경전에 쓰여 있는 좋은 음식문화를 연구해 아이들 심성치료에 활용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사찰음식 연구를 시작하게 됐어요.”

그렇게 해서 그는 1994년 중앙승가대학을 졸업하면서 ‘사찰음식문화연구’ 논문을 발표했다. 이는 사찰음식을 다룬 국내 최초의 논문으로, 사찰음식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 이후로 그는 ‘선재스님의 사찰음식’, ‘선재스님의 이야기로 버무린 사찰음식’ 등의 서적을 발간했으며, ‘사찰음식’ 관련 강의를 진행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소위 문제아들은 인스턴트식품, 빵, 소시지, 콜라 등 몸에 별로 좋지 않은 음식을 좋아하는 입맛을 갖고 있어요. 참 안타까운 일이죠. 어떤 음식을 먹느냐에 따라 신체뿐만 아니라 심성도 달라지거든요.”

그는 건강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제철음식’을 먹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또한 같은 재료라도 계절에 따라서 조리방법이 달라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여름에는 몸을 식혀주는 오이지를 먹는 것이 좋아요. 하지만 다른 계절에 오이지를 먹게 되면 몸이 쳐지게 되니깐 오이지를 된장, 간장, 고추장 등과 함께 중화시켜서 먹어야 하죠.”

그는 음식은 단순히 영양분을 섭취하기 위해 먹는 것만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무엇을 먹느냐에 따라 사람이 성격이 순해지기도 급해지기도 한다. 스님들은 파와 마늘에는 ‘화’가 많다고 생각해 먹지 않듯이, 불교의 관점에서 보면, 음식은 영양과 함께 그것이 갖고 있는 ‘기’도 함께 먹는다는 것이다.

“사찰음식은 곧 ‘생명’이에요. 건강한 몸과 건강한 영혼이 맑고 건강한 음식의 토대가 되고, 또한 이를 섭취한 사람들은 맑고 건강한 영혼을 갖게 되듯 모든 것은 유기적이에요. 그래서 좋은 음식을 잘 먹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는 ‘연기론’, ‘불일사상’에 입각해 내 몸이 자연과 일부라는 것을 인지하고, 자연계의 모든 생명을 보존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 
“앞으로도 사찰음식에 대한 연구를 거듭해, 첫째로는 비행청소년이 없어졌으면 좋겠고, 둘째로는 많은 사람들의 식탁을 ‘건강하게’ 바꿔주고 싶어요. 그게 제 작은 바람이에요.”
박승주 기자   [photosk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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