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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의사 운영 느루요양병원, 감염병 전담병원 제공 (원문링크)
  • 날짜 : 2021-01-15 (금) 09:15l
  • 조회 : 1,220

강남점 인력 및 시설 장비 서울시 파견 코로나 전담 의료진으로 개편
강동 송파점은 여성암 요양병원으로 예전처럼 일반진료
조현주 원장, “한의사로서 감염병 환자들 돌보는데 최선을 다할 것”

“지난해 초부터 발생하기 시작한 코로나19 감염병의 확산세가 줄어들 기미를 보이고 있지 않는 상황서 의료인이자 한의사 신분으로서 코로나19 대응의 최일선에서 감염병 환자들을 돌보는데 최선을 다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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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느루요양병원 조현주 병원장(대한한의사협회 부회장)은 자신의 요양병원을 국가의 코로나19 전문 병원으로 활용해 줄 것을 요청한 끝에 지난 4일 서울시와 중앙방역대책본부로부터 한의사 개설 의료기관 중 최초로 ‘감염병 전담 요양병원’으로 지정 받았다. 이는 서울에 위치한 민간 의료기관 중 코로나19 전담 요양병원으로 지정된 첫 사례이기도하다.

 

요양병원을 감염병 전담 병원으로 지정한 데는 코로나19 대유행 와중에 불거진 병상 부족 사태가 심각하기 때문이다. 병상 자체만 놓고 본다면 세계 최고 수준이지만 정작 감염병 환자를 치료할 수 있는 병상 수는 매우 부족한 실정이다.

 

“최근에 서울, 경기, 인천 등 수도권에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어 요양병원을 국가의 감염병 전담 병원으로 내놓는데 기꺼이 동참했다. 전담병원으로 지정이 확정된 이후 입원 중인 환자들께 어쩔 수 없는 상황을 설명하며 전원(轉院)의 필요성을 이해시켰다.”

 

“입원 환자 및 기존 의료인력 매우 당혹스러워 해”

 

병원에 근무 중인 직원들이 일일이 입원 중인 환자들을 직접 만나 코로나19 전담 병원으로 지정돼 감염병 확진자들을 진료하여야 하며, 이에 따라 환자들은 다른 병원으로 전원 할 수 밖에 없는 이유를 설명했으나 환자들이 겪는 당혹감과 반발은 예상했던 것 보다 훨씬 더 컸다.

  

당혹감은 직원들에게도 마찬가지여서 일부 직원들은 이 같은 급작스러운 조치에 불만을 표하며 병원을 떠나기도 했으며, 환자들은 결코 다른 병원으로 가지 않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우리 국민의 건강을 지키기 위한 공익적인 결정이었음에도 직원들과 환자들께서 큰 어려움을 표현했다. 아마 많이 당황스러웠기 때문에 그랬을 것이다. 그럼에도 강남점에서 가까운 강동송파점 느루요양병원으로 전원할 수 있다는 이야기에 많이들 수긍해 주셨다.”

 

느루요양병원.jpg

 

이번에 감염병 전담 요양병원으로 지정된 곳은 서울 강남구 도산대로에 위치한 느루요양병원 강남점이다. 강동송파점은 여성암요양병원으로 예전처럼 일반인을 대상으로 정상 진료에 나서고 있다. 또한 혼란은 직원 및 환자들에게서만 있던 것은 아니었다. 강남점에서 함께 근무하고 있는 상당수의 의료진도 당혹스럽기는 마찬가지였다.

 

“너무 급작스럽게 지정되다 보니 의료진간 정보 공유가 제대로 이뤄질 수 없었다. 그나마 행정 직원들은 강동송파점으로 이동해 근무할 수 있도록 했다. 그곳에 인력과잉이 벌어지더라도 어쩔 수 없다. 모두가 함께 이 힘든 시기를 극복해 내야하기 때문이다. 다만, 간호부와 의사 인력은 과잉 상태로 운영하기 어렵고, 그렇다고 원치 않는 상황에서 코로나 환자를 보시라 강요할 수도 없기 때문에 사직을 할 수 밖에 없는 분들이 다수 발생되어 안타깝고 미안한 일이 됐다.”

 

음압기 설치, 환자 이동구역 분리 등 완전 새롭게 세팅

 

 

느루요양병원 강남점이 감염병 전담 병원으로 지정받을 수 있었던 것은 병원 건물이 다른 업무 시설과 중복되어 사용되지 않는 단독건물이라 가능했다. 이 조건을 충족한 112개의 병상을 운영하고 있는 강남점 11층 전 층을 제공했다.

 

조 원장은 감염병 환자들을 돌보기 위해 병원 전체를 완전 새롭게 리모델링 하고 있다. 모두 68개의 병상 규모로 내부를 개조했고, 병실은 1~4인실 형태로 운영되며, 주로 간병서비스가 필요한 고령의 코로나19 경증 환자가 입원해 치료를 받게 된다. 예상대로라면 18일부터 코로나19 환자를 진료할 수 있을 전망이다.

 

“감염병 환자들을 체계적으로 진료, 관리할 수 있도록 시설, 장비, 동선 등 많은 부분들에 걸쳐 대공사를 하고 있다. 병실 내부의 바이러스가 외부로 나가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 이동형 음압기를 설치했고, 일반인과 감염병 환자들의 이동 구역을 분리해 실내 공사를 한 것은 물론 화장실, 샤워실, 베드 등 모든 부분을 감염병 환자 진료 편의에 맞춰 새롭게 세팅했다.”

 

이 강남점 감염병 전문 병원에는 코로나19 환자들을 돌볼 수 있는 1차 의료진(한의사, 의사, 간호사, 방사선사 등) 60 여 명이 배치돼 진료에 나서게 된다. 의료진은 차후 환자 상황에 따라 충원 될 예정이다. 앞으로 6개월간 전담 병원으로서의 역할에 나서며 그 이후는 코로나19 확산 여부에 따라 다소 유동적일 수 있다.

 

“감염병 전문 병원 역할이 다 끝난 후가 오히려 걱정”

 

이와 관련 조 원장은 “가장 중요한 점은 병상을 제공한 것 보다는 한의사라는 의료인 신분으로 코로나19로 신음하고 있는 수많은 환자들을 정성을 다해 치료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감염병 전문 병원으로 지정돼 환자들을 돌보고, 그들의 건강 증진에 크게 기여하는 점은 분명하지만 개인적으로는 큰 경제적 손실도 감수한 희생이 아닐 수 없다.

 

“당장의 수익을 포기한 것은 맞지만 국가에서 전담병원을 운영하는데 필요한 많은 자원을 물심양면으로 지원해 주기 때문에 지금 상황에서는 걱정할 것이 없다. 다만 감염병 전담 병원으로서의 역할이 다 끝난 후가 솔직히 더 걱정된다. 그때가 되면 원래 느루요양병원 특성에 맞게 다시 리모델링을 새롭게 시작해야 하고, 코로나19 전담병원이었다는 우려의 시선으로 말미암아 여러 어려움이 따를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더불어 코로나19가 물러가고 다시 이전의 요양병원으로 되돌아가기 위해선 개원 초기 시절처럼 새롭게 시설의 개보수에 나서야 하는 어려움은 물론 기존의 환자군을 진료하는 상태로 정상 운영되기 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 이에 대한 손실을 감안해야 한다.

 

개인의 안위만을 생각했다면 감염병 전문 병원으로 제공할 수 없었을 것이다. 이는 국가적인 감염병 위기 상황에서 한의계가 줄기차게 주장했던 공공 의료에서의 분명한 역할을 몸소 실천하겠다는 강한 의지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곧 백신 접종이 시작되고 치료제가 나오면 상황이 많이 좋아지긴 하겠지만 여전히 종식까지는 갈길이 먼 상황이다. 당장은 대유행 사태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때에 한·양방 구분없이 적극적으로 나서서 하루라도 빨리 감염병의 확산을 막고, 이 같은 질병으로 고통 받고 있는 환자들의 생명과 건강을 돌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것이 의료인인 한의사로서 선택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기에 더 이상 머뭇거릴 여유가 없었다.”

하재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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