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臺·日, 제21회 국제동양의학학술대회 및 50주년 기념식 개최 라이칭더 대만 총통 “‘청관1호’ 통해 전통의학 저력 확인, 적극 육성” 윤성찬 한국지부장 “동양의학, 팬데믹 속 역할 입증, 미래 100년 준비” 이종안 사무총장 “국제기구 협력과 ICOM 확대 통해 위상 제고할 것”
올해 50주년을 맞은 국제동양의학회가 ‘타이베이 선언문’을 통해 전통의학의 역할을 감염병 팬데믹 속 ‘치료의학’으로서 국제사회에 공식화했다.
국제동양의학회(The International Society of Oriental Medicine, 이하 ISOM)가 지난달 30일·31일 양일간 대만 타이베이시 국립대만대 부속병원 국제컨벤션센터에서 제21회 국제동양의학학술대회(The 21st International Congress of Oriental Medicine, 이하 ICOM) 및 ISOM 50주년 기념식을 개최, 코로나19 등 감염병 대응을 위한 국제 협력과 통합의학 발전 비전을 공유했다.
올해 50주년을 맞아 ‘전통의학, 근거 기반 의학에서 통합의학으로’라는 주제로 열린 이번 대회에는 한국, 대만, 홍콩, 일본, 미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멕시코, 브라질, 필리핀, 태국, 싱가포르, 독일, 미얀마 등 14개국에서 온 의료 전문가와 학자 등 총 1400명이 참가한 가운데 90개의 강연(주요 강연 12개, 초청 강연 78개)과 함께 논문 발표 92편, 포스터 발표 96편이 진행됐다.
◎ 대만 총통, 윤성찬 한국지부장에 국제 리더상 수여 “교류 강화” 당부 특히 31일 열린 50주년 기념식에는 라이칭더(賴?德) 대만 총통이 참석해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청관1호’ 개발 성과를 통해 전통의약의 가치를 높이 치하하는 한편 윤성찬 ISOM 한국지부장에게 ‘세계를 빛낸 동양의학 리더상(총통상)’을 수여하고, 전통의학 발전을 위한 국제 협력과 교류를 강화할 것을 당부했다.

라이 총통은 개회사에서 “이번 ISOM 50주년 기념식이 대만에서 열리게 된 것은 큰 영광이며, 정부는 WHO 전략에 부응해 ‘중의약발전법’을 시행하고, 교육·훈련과 평가 제도를 정비했으며, 국민건강보험에 중의약을 포함시켜 합리적 비용으로 양질의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했다”며 “앞으로 대한민국 등 국제 협력과 교류를 강화해 전통의학이 인류 건강에 더 크게 기여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라이 총통은 이어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개발된 ‘청관1호’의 효과는 대만뿐만 아니라 전 세계 60여 개국의 방역에 기여한 전통의학의 가장 큰 성과"라면서 "(양방) 의사인 제가 직접 복용해 효과를 체험한 증인으로서 앞으로 과학적 근거와 빅데이터를 바탕으로 통합치료로 발전시켜 고령화 사회와 만성질환 관리에 적극 대응해 나가도록 힘쓰겠다”고 밝혔다.
윤성찬 ISOM 한국지부장(대한한의사협회장)은 "현대 의학과 과학에 접목된 동양의학은 통합의학으로서 난치병 치료와 만성질환 관리, 그리고 주기적으로 발생하는 신종 감염병 유행 대응에 기여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면서 “특히 코로나19 팬데믹을 겪으면서 동양의학이 면역력 강화, 증상 완화, 후유증 관리 등에서 입증한 효과는, 동양의학이 현대 의학과 조화를 이루며 인류의 보편적 건강 문제 해결에 기여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강조했다.
윤 한국지부장은 이어 “앞으로 ISOM이 고령화 사회에서 동양의학을 통한 삶의 질 향상과 중증 질환 치료 가능성을 제시하는 선구자 역할을 이어가길 바라며, 이번 대회가 지난 50년의 성과를 넘어 다가올 100년을 준비하는 뜻깊은 자리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진왕전(陳旺全) ISOM 회장은 “ISOM의 지난 50년간 연구 성과는 전통의학이 근거 기반 진료에서 통합치료로의 발전과 만성질환과 전염병 치료에서 괄목할 만한 진전을 이뤘고, 전통의학과 현대과학의 융합을 가능케 했다”면서 “이제 AI와 디지털 헬스 발전은 새로운 혁신을 이끄는 동력이 되고 있는 만큼 앞으로도 전통의 지혜를 보존하면서 과학적 증거를 통해 신뢰를 통해 가치를 창출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 ‘타이베이 선언문’ 채택, 전통의학의 공중보건 역할 공식화 특히 이날 ISOM은 주대원 대만 위생복리부장(장관) 등의 서명을 거친 ‘타이베이 선언문’을 채택, 전통의학이 감염병 팬데믹 전 주기에서 수행할 수 있는 역할과 기여를 공식적으로 천명하고, 향후 공공 행동과 정책 협력의 기반을 마련토록 했다.
한국·대만·일본 대표단은 “코로나 19를 포함한 세계적인 보건 위기 속에서 각국의 동양의학은 감염병 예방 및 치료, 회복기 치료 및 관리, 정신건강 지원 등 다양한 측면에서 유용하게 활용돼 왔으며, 이를 통해 공공의료 내 통합적 보건시스템 구축에 실질적으로 기여했다”면서 다음과 같은 공동 인식을 선언했다.
△ISOM은 동양의학이 현대 공중보건 체계에서 질병의 예방과 치료, 그리고 환자의 회복력 강화를 위한 핵심 자산임을 확인한다. △ISOM은 각국 정부와 국제기구가 동양의학의 활용성 강화를 위한 연구와 정책을 지속적으로 확충할 것을 촉구한다. △ISOM은 공공의료에서 동양의학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급박한 보건 위기에 신속히 대응하기 위해, 각국의 동양의학 의료인이 현대진단기기를 보편적으로 사용하는 것을 지지하고 승인한다. △ISOM은 동양의학의 고유성을 존중하는 동시에 과학기술의 발전을 능동적으로 수용하여,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를 비롯한 첨단기술과 동양의학을 접목한 새로운 의료 생태계 조성을 위해 노력한다. △ISOM은 미래에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보건 위기에 대비해 회원국 간 교류와 협력을 활성화하고, 세계 보건 정책 속에서 동양의학이 정당한 위상을 확립하도록 공동의 노력을 지속한다. ◎ 50년사 발간…국제 네트워크 구축 및 헬스케어 기여 등 비전 강조 또한 50주년 역사와 연도별 ICOM 대회 경과 발표에 나선 이종안 ISOM 사무총장은 그가 집필한 ‘ISOM 50년사(國際東洋醫學會 50年史)’와 전 세계 동양의학 관련 단체 역사를 도식화한 ‘Gathering on the Field of Traditional Asian Medicine’ 연표를 소개하며 “ISOM이 1975년 설립된 동양의학 분야에서 가장 오래된 학술단체로, 궁극적 목표는 동양의학을 통해 전 세계 사람들의 건강에 기여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ISOM은 한국, 일본, 대만, 홍콩, 호주, 독일 등 회원국을 두고 1976년 서울에서 첫 ICOM을 개최한 이래 코로나19 팬데믹(2023년 재개)을 거쳐 꾸준히 이어왔으며, Clinical Papers를 포함한 ISOM Journal도 발간하고 있다.
이 사무총장은 “ISOM의 미션은 동양의학 교류를 통해 정보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WHO 등 국제기구와 협력해 전 세계 의학 발전과 헬스케어 향상에 기여하는 것”이라며, “앞으로 다른 대륙에서도 ICOM을 개최해 동양의학의 국제적 위상을 높이고 인류 건강 증진에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기념식에선 △라이칭더 총통과의 ‘미래 비전 점등 퍼포먼스’ △불로장생 기원 ‘복숭아 썰기 퍼포먼스’를 통해 ISOM의 번영과 학문적 지속 성장을 기원했다.


◎ 韓·臺·日 한약 안전성 입증…“전문가 관리 하에 중증 질환에 적극 활용돼야” 이 밖에도 학술대회 한국 세션 ‘한약 안전성 세션(좌장 고성규)’에선 △한국 한의학의 역사와 미래(김남일 경희대 한의대 교수) △한국의 심혈관 및 뇌혈관 질환 환자에 대한 한약 치료의 안전성-다각도 근거 요약(권승원 경희대 한의대 교수) △동아시아에서의 한약 사용과 약물 유발 간 손상(이상헌 이상헌 단국대 생명융합공학과 교수) △만성 신부전 환자에서의 한약 치료의 안전성과 유효성(진준량 대만장경기념병원 교수)△일본에서 판매되는 캄포 의약품 및 기타 한약 제품의 안전성(토시아키 마키노 나고야시립대 교수)주제로 연구결과를 발표, 우리나라 한약에 대한 폄훼를 바로 잡고, 안전성을 입증해 각국 참가자들의 눈길을 끌었다.
이에 대해 이태형 ISOM 부사무총장은 “한국, 대만, 일본의 연구들이 소개된 본 세션을 통해 우리 한약의 안전성을 재확인할 수 있었으며, 나아가 심뇌혈관 질환 및 만성 콩팥병과 같은 중증 질환에서도 한약이 전문가의 관리 하에 적극적으로 활용돼야 함을 임상근거를 토대로 확인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한편 제22회 ICOM 대회는 오는 2027년 일본 나고야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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