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단체 사업 수행시 정부 지원 등 내용 담아 [한의신문=윤영혜 기자] 인도적 차원에서 남한과 북한이 보건의료 분야의 교류와 협력을 증진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이 발의됐다. 국회 윤종필 새누리당 의원이 28일 발의한 ‘남북 보건의료의 교류협력 증진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정부는 남북보건의료 교류협력에 관한 기본계획을 5년마다 수립하고 기본계획에 따라 연도별 시행계획을 수립·시행할 것을 규정하고 있으며 국내 보건의료 관계 기관이나 보건의료 관련 민간단체가 사업을 수행하는 경우 정부가 보조금을 지급하거나 필요한 지원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또 남한 또는 북한에 재난이 발생할 경우 남한과 북한의 공동 대응 및 보건의료인력·의료장비·의약품 등의 긴급지원 노력, 북한 당국과 남북보건의료 교류협력에 관한 협의 및 조정을 위해 ‘남북보건의료 교류협력위원회’ 설치 노력 등이 주요 내용이다. 윤종필 의원은 “북한의 핵실험과 미사일 도발로 남북관계가 경색돼 있지만 보건의료 분야는 중립적 가치와 인도적 개념을 동시에 지닌 생명권과 관련된 인도적 분야”라며 “남북갈등 속에서도 민족공동체 차원뿐만 아니라 인류 보편적 인도주의 차원에서 보건의료 분야의 교류협력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윤 의원은 “‘남북보건의료의 교류협력 증진에 관한 법률’은 남북한 정세 변화와 관계없이 보건의료 분야의 지원이 계속될 수 있는 법적 틀을 만드는 것”이라며 “남·북 보건의료 교류협력 이행을 통해 열악한 북한의 보건의료 수준이 향상돼 북한주민의 건강이 증진될 경우 장래 통일비용의 부담도 경감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남북의료 잇는 가교로 ‘한의학’ 역할 주목 이에 따라 북한 의료체계와 유사한 한의학이 남북을 잇는 가교 역할을 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북한의 의료체계는 한의와 양의(서양의학)가 공존해 환자를 진단할 때에는 양의로 하지만 치료는 여전히 한의학으로 이뤄지고 있어 북한 주민들에게 전통의학인 한의학이 여전히 친숙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 탓이다. 사실 한의학을 통한 남·북교류는 대한한의사협회(이하 한의협)가 지난 1999년 ‘우리민족서로 돕기 운동’ 등 기타 보건의료관련 협회들과 더불어 협력본부의 구성단체로 지정되면서 남북보건의료 협력사업에 관여하면서 시작됐다. 한의협은 타 의료단체 등과의 협력을 통한 공동사업 외에 북한 ‘조선의학협회 고려의학부문’과 단독으로 교류협력 사업을 추진해 2009년 남북관계 경색으로 사업 추진이 보류되기 까지 13차례에 걸쳐 방북한 바 있다. 2001년 7월 첫 방북을 시작으로 같은해 11월에 가진 2차 방북에서는 ‘정성제약’ 물자지원을 내용으로 기본합의서를 교환했으며 2002년 6월 3차 방북에서는 북한 의학협회 고려의학부문과 한약자원의 효과적 이용을 위한 상호 협력, 고려의학종합병원 현대화 설비지원, 민족의학연구사업 추진 등의 내용을 담은 의향서를 교환했다. 같은해 12월에 이뤄진 4차 방북에서는 의향서의 일환으로 ‘고려의학종합병원’에 현대 장비지원을 포함한 합의서를 교환하고 2004년 3월까지 심장초음파, 위 및 십이지장 내시경, 구급차 등을 지원 완료했다. 이외에도 북한 적십자 병원에 CVCF(무정전전원공급장치) 장비, 서울대 병원 후원으로 조선적십자병원에 CT(컴퓨터 단층 촬영장치), 한국한의학연구원 후원으로 북한 적십자병원에 약탕기 및 물리치료기 등 다양한 의료기기와 약재, 소모품을 지원했다. 남·북 간 한의학 학술교류의 장도 2차례에 걸쳐 성공적으로 개최된 바 있다. 2003년 10월20일부터 25일까지 평양에 ‘민족의학의 현재와 미래’를 주제로 열린 ‘제1회 남·북민족읠학 학술대회’에는 남한에서 총 11명의 전문가가 참석해 9편의 논문(남측 5편, 북측 4편)이 발표됐으며 2006년 12월18일부터 23일까지 평양에서 열린 ‘제2차 남·북민족의학 학술대회’에는 총 7명의 남측 전문가들이 참석해 7편의 논문(남측 4편, 북측 3편)이 발표되는 등의 성과를 거뒀다. 또 러시아의 태평양국립의과대학에 보건복지부의 한의약 세계화 사업 중 한의약 해외거점구축 지원의 일환으로 한국, 북한, 러시아 3자 협력을 기본 골격으로 하는 유라시아의학센터를 개설했다. 이처럼 의료분야 중에서도 한의학을 통한 남북 교류의 경우 민족 자산의 보전 및 발전이라는 공통분모를 기반으로 한 상호 의지에 기초하고 있어 향후 남북 교류의 지속성 및 상호 신뢰 구축에도 상당한 긍정적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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