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설 및 장비 기준에 문제될 것 없어…신청자격 및 인력기준에 한의원·한의사 추가하면 당장 가능 한의협, 소아과 배운 의료인이라면 누구나 할 수 있는 데도 불구하고 양방에만 독점권 부여한 기형적 구조 ‘지적’ ◇사진제공=게티이미지. [한의신문=강환웅 기자]대한한의사협회(이하 한의협)가 정부의 영유아 검진정책에 반발해 양방 소아청소년과의사회(이하 소청과의사회)가 집단 거부하고 있는 영유아 건강검진을 대신하겠다고 나섰다. 소청과의사회는 지난달 초 소아청소년과학회가 영유아 건강검진 수가 인상 요구 등의 내용을 담아 제출한 영유아 검진제도 개선안을 보건복지부(이하 복지부)가 거부했다는 이유로 영유아 검진을 집단 거부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현재 영유아 건강검진은 건강검진기본법 시행규칙으로 영유아 검진기관 지정기준을 정해놓고 있지만, 한의원과 한의사는 신청자격에 빠져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한의협은 영유아 건강검진을 한의사가 하지 못할 이유가 전혀 없다고 강조하며, 영유아 검진을 집단 거부하고 있는 양방 소청과의사회 대신 한의사가 나서겠다고 밝힌 것이다. 이와 관련 한의협은 “한의과대학에서는 (양방과 마찬가지로) 임상과목으로 소아과를 배우고 있으며, 8개 한의사전문과목 중 하나로 매년 한방소아과전문의가 배출되고 있다”며 “또한 영유아 건강검진은 성인과 달리 X-ray 등이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신장이나 체중, 시력 등 일반적인 발육상태 체크와 문진을 통해 아이의 건강상태를 확인하는 과정이 주를 이루고 있으며, 이는 영유아 건강검진 지정기관의 시설 및 장비기준을 보더라도 충분히 확인할 수 있다”고 밝혔다. 또한 한의협은 “문진 내용은 아이의 개월 수에 따라 아이가 눈을 잘 맞추는지, 아이에게 모유를 먹이는지 분유를 먹이는지, 보호자가 아이를 항상 지켜보는지(4~6개월)에 대해 물어보거나 엄마, 아빠 외의 한 단어 이상을 말할 수 있는지, 아이가 혼자 바지를 내리거나 유아용 변기에 관심을 보이는지(18~24개월) 등을 묻는 것이 대부분”이라며 “이와 더불어 영유아 발달선별 검사 역시 아이가 혼자 옷을 입고 스스로 단추를 끼울 수 있는지, 장갑을 손가락에 바르게 끼는지, 자기 생일을 말하고 동전을 구별할 수 있는지를 물어보는 내용 등이 주를 이루고 있으며, 이에 따른 의사의 검사 결과도 각 항목에서 양호와 이상을 구별해 종합적으로 △양호 △주의 △정밀평가필요 등으로 판정하는 것이 전부이고, 지정기준에 있는 교육과정 역시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인터넷 강의이며 240분, 4시간에 불과하다”고 덧붙였다. 특히 한의협은 “소청과의사회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아이들의 건강문제에 대해 수가를 이유로 집단 거부를 일으키는 것의 근본 원인은 복지부가 양의사들에 지나친 독점적 기득권을 부여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하는 한편 “영유아 건강검진은 정밀검사가 필요한 아이들을 체크하기 위한 기본적인 건강검진이며, 소아과를 배운 의료인이라면 누구나 할 수 있는 수준인 데도 불구하고 양의사만 할 수 있게 해놓다 보니 독점적 위치에 있는 양의사들이 아이의 건강을 놓고 집단 거부를 하는 말도 안되는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한의협은 “복지부는 건강검진기본법 시행규칙의 신청자격과 인력기준에 한의원과 한의사를 추가해 양의사들이 가지고 있는 기형적 독점권으로 인해 국민들이 피해보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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