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 주] 지난해 12월25일 제정, 공포된 중의약법 제5장에서는 중의약 과학연구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다. 여기에서 중국은 현대과학기술과 전통 중의약 연구방법을 운영한 중의약 과학연구를 전개하고 중의약의 특징에 부합하는 과학기술 혁신 및 관리체계를 건립한다는 방향을 제시했다. 이에 중국 중의약의 R&D 규모와 연구인프라에 대해 소개한다. 복지부 한의약 R&D예산, 中 중의약대학 평균 연구비 수준에도 못 미쳐 정부 총 연구개발비 연평균 12.4% 증가…한의약분야는 9% 증가에 그쳐 [한의신문=김대영 기자] 중의약법 제5장에서는 중의약 과학연구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다. 여기에서 중국은 현대과학기술과 전통 중의약 연구방법을 운영한 중의약 과학연구를 전개하고 중의약의 특징에 부합하는 과학기술 혁신 및 관리체계를 건립한다는 방향을 제시했다. 국가 주도로 중의약을 발전시켜 오고 있는 중의약 R&D 규모는 어느정도일까? 사실 중의약 R&D 전체 규모는 현실적으로 파악하기 힘들다. 베이징전통의학연구소에 따르면 중의약 연구는 국가자연과학기금·983기금 등 국가연구기금과 과기부, 국가발전개혁위, 위생계생위, 교육부 등의 부처연구예산, 지방정부의 중의약연구예산 등 다양한 경로의 자금들이 투입되고 있으나 예산규모를 공개하지 않는 항목들이 많기 때문이다. 그래도 공개된 내용들을 중심으로 살펴보면 2016년 기준 국가중의약관리국의 과학기술지출예산은 7억9638만2000위안(한화 약 1369억여원)에 달한다. 이 중 응용연구항목(사회공익연구 등)에 6억8514만5200위안(한화 약 1178억여원), 과학기술조건과 서비스 항목에 1억921만5000위안(한화 약 188억여원), 기타 과학기술지출항목에 202만1800위안(한화 약 3억4800여만원)이 편성돼 있다. 하지만 중국은 전국 31개 지방정부에 지방중의약관리국이 설치돼 있으며 이곳은 자체 예산이 편성되기 때문에 국가중의약관리국의 과학기술예산이 중의약관리부서의 중의약 R&D 총 예산이라고 볼 수는 없다. 박은성 베이징전통의학연구소장은 “지방중의약관리국의 예산총액이 국가중의약관리국 예산보다 많기 때문에 과학기술예산이 훨씬 많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예산을 공개한 지방중의약관리국의 숫자가 적어 전체 예산규모는 파악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중국이 중의약 연구에 얼마나 많은 예산을 투입하고 있는지 가늠해 보기 위해 중의약연구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대학 연구경비를 살펴봤다. 2015년 중국 교육부에서 발표한 ‘2014년 대학과학기술 통계자료휘편’에서는 전국 중의약대학에서 집행한 과학연구경비 현황을 확인할 수 있는데 15개 중의약대학교, 9개 중의학원, 5개 중의전문대 등 29개 대학의 과학연구경비 총액은 19억7194만3000만위안(한화 약 3390억여원)이다. 이 중 중의약대학교의 과학연구경비 총액만 16억4002만4000위안, 한화로 약 2820여억원에 달했다. 대학 당 평균 과학연구경비가 188억원인 셈이다. 우리나라의 한의약 R&D 투자규모가 2014년 기준으로 758억원(한국한의학연구원 발간 ‘한의약 R&D의 현황과 과제’)이고 보면 중국 중의약대학 연구비만 한국 한의약 R&D 총 투자규모보다 3.7배나 많다. 더구나 보건복지부에서 관장하고 있는 한의약 R&D 예산이 2016년 기준으로 186억9400만원. 이는 중국의 15개 중의약대학교의 평균 과학연구경비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우리나라 예산 규모가 중국에 비해 적기 때문이 아니다. 최근 5년(2010~2014)간 정부의 총 R&D 지출액 78조9000억원 중 보건의료분야는 5조6879억원이며 이중 한의약분야는 고작 총 투자액의 0.4%, 보건의료 분야의 5.57%에 불과하다. 또 우리나라 정부의 총 연구개발비가 연평균 12.4% 증가한 반면 한의약분야 연구개발비는 연평균 9% 증가에 그쳤다. 그만큼 한의약 R&D에 대한 투자가 미흡한 것이다. 국제사회에서는 현대의학의 한계와 고령화에 따른 만성질환 극복을 위해 동양의 전통의약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중국은 중의약을 통해 급증하는 세계 전통의약시장을 이미 선점하고 이를 확고히 하기 위한 작업에 매진하고 있는 반면 우리나라에서는 한의약이 오히려 홀대를 받고 있는 상황이다. 매년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여야 의원들이 한의약에 대한 지원과 투자를 늘려야 한다고 한 목소리를 내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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