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학년도 한의사 국시 수석 합격자 인터뷰 [한의신문=민보영 기자] [편집자주] 본란에서는 2017학년도 한의사 국가시험에서 수석으로 공동 합격한 임설혜씨와 정세진씨의 국시 준비 과정과 앞으로의 진로 계획 등을 들어봤다. “강의 준비하며 내용 암기…증상으로 질환명 찾는 등 실질적 공부 위해 노력했어요” 대구한의대 임설혜씨. Q. 한의학과에 진학하시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A. 주변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었어요. 수많은 직업이 있었는데 그 중 배움을 나눌 수 있는 한의사란 직업이 매력적이기도 했고, 어머니께서 한의원에 자주 다니셔서 더 친숙한 마음에 진학하게 되었어요. Q. 국가시험을 준비하면서 가장 어려웠던 점과 극복 과정이 알고 싶습니다. A. 공부해야 할 분량이 많다 보니까 공부하고 돌아서면 까먹고 또 돌아서면 까먹어서 힘들었어요. 그렇다고 어차피 까먹을 거 공부를 안 하자니 또 마음이 불안하고…그래서 완벽히 해야겠다는 욕심을 내려두고 가벼운 마음으로 여러 번 읽고 또 읽었어요. 그러던 중에 친구들이 강의를 부탁해서 강의 준비를 하는 과정에서 저에게도 많은 도움이 됐어요. Q. 국가시험을 준비하면서 기억에 남았던 에피소드가 있으신지요? A. 새해는 늘 가족과 함께 보냈는데 대구에서 혼자 보낼 생각에 마음이 울적했어요. 그런데 때마침 친구한테서 떡국 먹으러 오라고 연락이 온 거예요. 들뜬 마음으로 딸기를 사서 친구 집에 갔는데 한 친구는 대왕카스테라를, 또 다른 친구는 아이스크림을 사서 온 거 있죠. 다들 찬바람에 볼은 빨개졌지만 서로를 생각해서 무언가를 골랐다는 것에 마음은 참 따뜻했어요. 원래는 밥만 먹고 같이 공부하기로 했는데 하나 둘 사온 간식을 먹으며 수다하다 보니 금세 해가 져서 결국 저녁까지 먹고 헤어졌어요. 따뜻한 바닥에 누워서 얘기를 나누던 그 날이 가장 기억에 남네요. Q. 한의과 각 과목을 좀 더 효율적으로 공부하기 위한 나만 공부 방법이 있을까요? A. 특별한 방법은 없는데 공부할 때 조금 더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도록 공부하고자 하는 편이에요. 예를 들면 A질환에 이러이러한 특징이 있다 하고 특징들이 나열돼 있으면 역으로 이러한 증상들을 가진 환자가 오면 A질환일 가능성이 높겠구나 하고 생각해요. 단순한 방법이지만 의외로 내용 이해가 더 쉽고, 더 오래 기억에 남았어요. 그리고 한 눈에 보는 것을 좋아해서 내용을 이해하고 나면 한 장 정리를 많이 했어요. 그러면 다음에 다시 볼 때 시간이 훨씬 적게 들어서 좋았어요. Q. 국가시험을 준비하는 후배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자유롭게 말씀해주세요. A. 종종 떨어지지 않을까하고 불안감이 들 수 있는데 누구나 다 그런 마음이니 너무 걱정하지 마시고 자신을 믿으세요. 그리고 될 수 있으면 혼자보다는 친구들이랑 도와가면서 같이 공부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국시는 한번으로 끝나지만 친구들과 함께 했던 시간은 평생 간답니다. Q. 앞으로의 진로 계획이 어떻게 되시는지 궁금합니다. A. 존경하는 교수님이 계신 병원으로 수련의 지원을 했어요. 아직 한 없이 부족하기 때문에 일 년 동안 열심히 인턴생활을 하고, 그 후에 할 수 있다면 교수님 밑에서 많은 것을 배우고 싶어요. Q. 앞으로 어떤 한의사가 되고 싶으신가요? A. 어릴 때 퍼즐 맞추기를 자주 하곤 했어요. 그러다 보면 몇 개 씩 잃어버리곤 했는데 그 퍼즐이 중심에 있던 것이든 가장자리에 있던 것이든 휑하게 비어버린 자리가 아무리 아름다운 그림이더라도 눈에 밟혔어요. 저도 제가 어느 자리에 있든 그 자리에서 꼭 필요한 한의사가 되고 싶어요. 움푹 들어가기도 하고 튀어나오기도 해서 완벽하지 않은 모습이더라도 제가 없으면 그림을 완성할 수 없는, 누군가에게는 꼭 필요한 한의사가 되고 싶어요. “내 몸 직접 촉진(觸診)하며 공부…짧은 시간 공부해도 집중하자 마음먹었죠” 세명대 정세진씨. Q. 한의학과에 진학하시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A. 당고모가 한의사이셔서 어렸을 때부터 자연스레 침과 한약에 익숙했었습니다. 여러 사람을 돕는 일을 하고 싶었는데, 당고모의 영향으로 자연스럽게 한의학과에 진학하게 됐습니다. Q. 국가시험을 준비하면서 가장 어려웠던 점과, 극복 과정이 알고 싶습니다. A. 아무래도 시험 범위가 방대하고 장기간을 준비하는 시험이다 보니 공부 스트레스도 많고 집중력을 유지하기 힘들 때도 있었습니다. 그럴 때는 억지로 공부하기보다는 친한 동기친구들과 저녁에 가볍게 술 한잔을 즐기거나, 혹은 아예 주말에 가까운 동해로 여행을 다녀오기도 했습니다. 장시간을 의자에 앉아있기보다는 짧은 시간을 공부하더라도 집중해서 하자는 생각으로 공부했습니다. Q. 국가시험을 준비하면서 기억에 남았던 에피소드가 있으신지요? A. 학교 졸업고사 이틀 전에 친한 형의 결혼식이 있었는데, 결혼식에서 여자친구와 함께 듀엣으로 축가를 불렀던 적이 있습니다. 시험공부를 하면서 틈틈이 짬을 내어 동아리방에 내려가 노래연습을 했었는데, 그 당시는 힘들었지만 결혼식이 끝나고 나니 정말 뿌듯했던 일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Q. 한의과 각 과목을 좀 더 효율적으로 공부하기 위한 나만의 공부 방법이 있을까요? A. 사람의 몸에 대해서 배우는 학문이다보니, 공부할 때 직접 제 몸을 많이 이용했습니다. 예를 들어 해부학을 공부할 때는 체표에 드러나는 뼈, 근육, 힘줄 등을 촉진(觸診)하며 공부했고, 재활의학에서 관절의 가동범위를 암기할 때는 직접 그 관절을 움직여보고, 이학적 검사를 암기할 때도 직접 검사를 시행했습니다. (침구경혈학의 경우는 혈자리를 직접 취혈하고, 직접 자침해보는 것이 실습수업에도 있고 너무나도 당연한 것이라 굳이 예로 들지 않았습니다.) Q. 국가시험을 준비하는 후배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자유롭게 말씀해주세요. A. 시험 날짜가 다가와야 더 공부가 잘되는 분이 있고, 미리 여유롭게 준비하여야 공부 효율이 올라가는 분도 있을 것입니다. 사람마다 공부 스타일이 다르기 때문에 저의 공부방법을 말씀드리는 것은 소용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국가고시의 특성상 과목이 많고 양이 방대하기 때문에, 자기가 어떤 과목이 부족한지를 잘 생각하셔서 부족한 과목부터 차근차근 공부해나간다면 충분히 합격하실거라 생각합니다. Q. 앞으로의 진로 계획이 어떻게 되시는지 궁금합니다. A. 한의과대학 학생이 아닌 이제 한의사로서의 새로운 시작을 위해서는 적절한 휴식과 충전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지난 1년간 시험 공부에 매진한 만큼 당분간은 가족, 친구들과 시간을 보내고, 또 여행을 떠나 나 자신과의 시간도 가질 계획입니다. Q. 앞으로 어떤 한의사가 되고 싶으신가요? A. 늘 초심을 잃지 않는 한의사가 되고 싶습니다. 또 환자의 증상 하나하나뿐 아니라 환자의 건강 전체를 책임지는 주치의로서의 한의사가 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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