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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희대 한의대·청강한의학역사문화연구센터, 한의학 국제심포지엄 개최 [한의신문=강환웅 기자]한국 한의학을 인류학과 역사학의 관점에서 되돌아보는 시간이 마련됐다.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 의사학교실과 청강한의학역사문화연구센터는 지난 10, 11일 이틀간 경희대학교에서 경희대 한의과대학 김남일 학장·고성규 부학장, 차웅석 청강한의학역사문화연구센터 소장 등의 내외빈이 참석한 가운데 ‘인류학과 역사학을 통한 한의학 다시 읽기’를 주제로 한의학 국제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이번 국제심포지엄에는 Judith Farquhar 시카고대 교수를 비롯해 James Flowers·Marta Hanson 존스홉킨스대 교수, Pierce Salguero 펜실베니아주립대 교수, Hsiu-fen Chen 대만 국립 정치대 교수, Yi-Li Wu 미시간대 교수 등 세계 저명한 학자들이 참석해 그동안 자신들이 연구한 한국 한의학에 대한 연구결과들을 발표했다. 이날 심포지엄에서 Yi-Li Wu 교수는 ‘허준의 언해태산집요 번역하기: 연구주제, 역사적 질문, 그리고 임상적 함의’라는 주제의 발표를 통해 “이번 연구는 영어로 발표된 ‘언해태산집요’와 관련한 최초의 연구로, △한글과 한문 사이의 간극에 대한 분석의 문제 △인용된 의서 문장과 원문 의서 문장과의 차이에 대한 문제 △언해태산집요와 다른 부인과 의서와의 차이의 문제 등에 대한 분석을 통해 한의학 역사를 조명해 보고자 진행한 것”이라며 “허준은 ‘동의보감’을 통해 기존 의서들을 재구성하는 방식으로 한국적 의학의 방향을 제시했듯이 언해태산집요에서도 이 같은 방식으로 부인과의학의 방향성을 제시한 것은 물론 기존 의서와 차별화된 점을 보여주면서 의학사 연구에 있어 중요한 논점들을 제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일제강점기라는 컨텍스트 속 환자와 의사’를 주제로 발표한 James Flowers 교수는 “이 연구에서는 일제강점기라는 변화하는 시대에 대한 한의사들의 반응을 통해 근대성을 조명해 보고자 하는 시도로, 석곡 이규준의 시대 변화에 대한 관점과 응대를 통해 중점적으로 살펴봤다”며 “석곡은 고전의 본의로 돌아가 근대적 전환기를 슬기롭게 극복하고자 주장했던 인물로, 즉 의학이론과 철학이론을 꿰뚫는 동아시아의 관점을 통해 근대의 혼란을 극복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를 위해 석곡은 심(心)을 중심으로 하는 유학사상을 강조했으며, 의학에서도 심양(心-陽)을 강조하는 의론과 치법을 주창했다”며 “이는 의학과 철학이 융합된 논의와 실천을 통해 사람들의 치유뿐만 아니라 조선, 더 나아가 동아시아의 어려움에서 극복할 수 있는 원동력을 찾을 수 있다는 것이 석곡의 방향성이였다”고 덧붙였다. 특히 이어진 종합토론에서 Judith Farquhar 교수는 “오늘 발표된 논문들을 통해 동아시아의학은 단수의 균질화된 의학체계가 아니라는 것을 분명히 보여주고 있으며, 동아시아의학의 다양화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며 “동아시아의학에서 인류학과 역사학에 대한 관점은 불가분의 관계에 있는 만큼 앞으로 한의학과 관련된 연구들은 전통과 근대, 동양의 종교와 서양의학 과학 등과 같은 오리엔탈리즘적 담론은 극복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밖에도 11일에는 ‘동아시아의학 연구의 미래 방향성’을 주제로 진행된 토론에서 외국 연구자들은 “이번 한의학에 대한 공동연구를 통해 한의학이 중의학이나 캄포의학과는 다른 중요한 특징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확인했으며, 한의학에 대한 연구의 가능성이 열려 있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국제심포지엄을 준비한 김태우 경희대 한의대 의사학교실 교수는 “이번 행사는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외국학자들과 진행한 한의학에 대한 공동연구를 발표한 자리로, 외국학자들이 한의학을 주제로 연구하고 그 결과에 대해 공동으로 발표하는 경우는 매우 드문 사례”라며 “앞으로도 이번 국제심포지엄과 같이 외국의 저명한 학자들이 한국 한의학에 대해 발표하는 자리를 지속적으로 마련해 국제무대에서 한국 한의학의 입지가 강화될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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