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알만한 노래 ‘애모’의 주인공, 가수 김수희 씨. 여러 공연을 통해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그를 지난달 22일 서울 국립극장 공연장에서 만났다.
김수희 씨는 “평소 한의학에 관심이 참 많았다”며 “한의학은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상의 모든 것들이 음양의 조화를 이루게 하고 또한 우주를 우주답게 잘 이끌어 가는 힘을 가졌고 이것이 바로 한의학의 매력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어렸을 때 어머니께서는 20세 이전에 먹는 한약이 평생의 건강을 지켜준다며 매년 한약을 지어주셨어요. 그땐 쓴 한약을 먹는 것이 고역이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더 열심히 먹을 걸 하는 후회가 되기도 한답니다.(웃음)”
김수희 씨는 어쩌면 지금까지 건강하게 활발한 활동을 펼칠 수 있는 것은 한의약의 힘이 아닐까하는 생각을 한다고 밝혔다. 그는 아플 때면 늘 한의원을 제일 먼저 찾는다며 이런 습관들이 자신의 건강을 지켜주는 비결이라고 강조했다.
“아버지의 친구분 중에 한의사가 있었는데, 약봉지가 걸려있는 약방에서 제가 그렇게 잠을 잘 잤대요. 어렸을 때부터 한약 냄새를 참 좋아했던 것 같아요. 그만큼 한의학은 제게 참 친숙하답니다. 사실 한의학 서적을 읽고 공부를 하기도 했는데, 제가 학창시절 공부를 잘했더라면 어쩌면 지금쯤 한의사가 되어 있었을지도 모르겠어요.(웃음)”
한편 1973년 미8군 무대에서 ‘블랙캐츠’ 보컬로 데뷔한 김수희 씨는 올해로 데뷔 37주년을 맞았다. 그동안 애모를 비롯해 너무합니다, 남행열차, 멍에 등 수많은 히트곡을 탄생시키며 남녀노소의 사랑을 받아왔다.
“사실 가수가 얼마동안 노래를 했느냐는 별로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해요. 음악을 통해 얼마나 대중들과 잘 소통하고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느냐가 중요하겠죠. 음악을 통해 가수와 청중이 하나가 되는 순간, 전달하려 하지 않아도 자연스레 사람의 마음, 메시지는 전달된다고 생각합니다. 늘 대중들과 ‘소통’하려 노력해 왔기에 매 순간 음악에 실려서 지금까지 물 흐르듯이 살아올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그는 평소 스스로 최선을 다해야 나에게도 이롭고 남에게도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의미를 담은 ‘자리이타(自利利他)’라는 말을 가슴에 새기며 자신을 통해 다른 사람들이 즐거움을 얻고 그들에게 에너지를 전달할 수 있기를 바라며 음악을 해왔다고 말했다.
“음악은 사실 끝없는 자기 자신과의 혹독한 전쟁입니다. 클래식, 가요, 국악 등 어떤 장르든 우리가 아무리 쉽게 만나게 되는 음악이라 해도 사실 그 속에는 수많은 사람의 고뇌가 묻어있는 것입니다. 새롭게 거듭나기 위한 끊임없는 노력을 통해 탄생된 것이지요.”
김수희 씨는 그동안 음악 외에도 다양한 영역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쳐왔다. 화장품 사업가, 영화제작자, 시나리오 작가, 에세이 작가 등 그의 직함은 여러 가지다.
“음악 외의 행보에 대해 저는 ‘외도’라고 생각치 않습니다. 요즘과 같이 여러 매체를 통해 다양한 정보를 접할 수 있는 세상에서 외골수처럼 한가지만을 고집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해요. 하나의 잣대로만 세상을 본다면 절대로 넓은 세상을 볼 수 없잖아요. 특히나 음악을 하는 사람으로서 열린 마음으로 모든 것을 다양하게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오는 5월 우리나라에 피는 꽃으로 술을 담그는 방법과 여러 가지 나물을 통한 요리법을 담은 요리책을 출간할 예정이라는 김수희 씨. 열정적인 그의 모습에 감탄이 절로 난다.
“언제까지고 ‘꿈꾸는’ 가수가 되고 싶어요. 내일 죽을지라도 오늘 최선을 다할 겁니다. 사람들은 꿈을 통해서 희망을 갖게 되고, 꿈이라는 것은 포기하지 않는다면 영원하답니다. 그러므로 꿈은 죽을 때까지 절대 놓으면 안 되는 살아가는 힘이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