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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영근 경남한의사회 사무국장 KOMSTA 제93차 우즈베키스탄 한방의료봉사
지난 8월 초순 대한한방해외의료봉사단과 경남한의사회가 주축이 돼 실시한 제93차 우즈베키스탄 한방의료봉사는 중앙 아시아 지역에 살고 있는 고려인들의 정체성 확립과 의료시설의 부재로 질병에 고통받고 있는 우즈벡 현지주민들을 치료함으로써 한의학의 인도주의 실천과 우리나라와 우즈베키스탄간의 우호 증진을 목적으로 이뤄졌다.
뜨거운 동포애 솟게하는 고려인들의 삶
8월 1일. 출발일부터 낭보가 날아 들었다. 바로 바베이도스에서 ‘동의보감’이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됐다는 소식이었다. ‘동의보감’으로 대표되는 한의학의 후예들 17명은 경남한의사회 박종수 회장을 단장으로 의료봉사단을 꾸려 무려 7시간 15분간의 비행 끝에 먼 이국 땅 우즈베키스탄에 도착했다.
이후 수속을 마치고 모든 봉사단원들이 의료봉사 물품과 가지고온 짐을 챙겨 의료봉사 현장인 뽈리타젤 내분비병원으로 향했다. 도로의 차량 7~80%가 대우자동차 로고를 달고 질주한다. 티코, 마티즈 택시도 눈에 띤다. 낯설지만 친근함이 느껴지는 곳, 그곳이 우즈벡이다.
8월 2일. 진료 첫째 날. 오전 10시 병원 관계자 및 KOICA, KOMSTA 단원과 함께 개소식이 열렸다. 통역을 도와줄 현지 대학생과 인사를 나눈 후 9개 진료실(단장 박종수 원장·진료부장 김성수 원장)로 나누어 진료가 시작됐다.
![]() 첫날부터 진료를 받고자 하는 환자들의 줄이 길다. 의료혜택으로부터 소외받아서 그런지 대기하는 환자들의 표정도 사뭇 진지하다. 숨돌릴 틈없이 바쁜 하루의 진료가 끝났다. 오후 5시 오늘의 진료 상황에 대한 평가회가 열렸다. 빈도수 조절의 어려움과 혈압 측정을 모두 할 수 없는 애로사항 등이 논의됐다. 오후 6시 한국관 식당에서 저녁 식사를 했다. 메뉴는 다양하나 의외로 가격은 비쌌다.
우즈베키스탄에는 한국계가 많다(고려인). 통역사도 고려인이였었는데 사명감이 대단하고, 진솔하고 진지하다. 그들에게 한국에 대한 동경은 그 누구보다 강렬하다. 그러기에 대학에서 한국어를 전공하고 있다. 고려인 외에는 언어 소통이 되지 않지만 손짓 발짓으로 의사전달은 가능했다. 8월 3일 진료 이틀째. 어제보다도 많은 인원이 진료장을 찾았다. 어디를 가나 진료를 받으려는 사람들로 장사진이다. 우즈벡에는 7개 부류의 사람들이 살아 간다고 한다. 이 중 한민족인 고려인을 보면 더욱 애정이 간다. 고려인 한분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남편은 저세상으로 먼저 떠나고 아들은 러시아에서 행방이 묘연한데다 서울의 삼촌이나 친지들의 소식도 두절되었다며 눈물을 글썽인다. 연민의 정과 함께 뜨거운 동포애가 밀려왔다. 힘겨운 삶의 고비에 있어 체념할 것은 체념하고, 받아 들일 것은 받아 들이며 삶을 개척해 나가는 모습에 숙연해 질 따름이다.
8월 4일 진료 사흘째다. 역시 어제와 마찬가지로 진료의 연속이었다. 단원들 모두 내 가족처럼 환자들을 돌보며 구슬땀을 흘렸다. 마침 오늘은 김동우 원장의 생일이기도 했다. 저녁 무렵 조촐하게 생일파티를 했다. 화기애애하게 서로 담소를 나누면서 회포를 풀며, 이국 땅에서의 하루를 마감했다.
봉사로 더 넓은 세상을 체험하다
8월 5일 진료 나흘째이자, 의료봉사 마지막 날이다. 아침부터 환자들이 장사진을 이뤘다.
마지막 날이라서 그런지 서로 진료를 받으려고 더욱 혼잡했다. 사람이 아플 때는 질서 의식도 희미해 진다. 무엇보다 내 몸의 건강이 우선하기 때문이다. 그래도 어쩌랴 봉사하려고 마음먹은 이상 책임을 다하는 수밖에. 이는 진료장을 찾은 환자들에만 국한하지 않는다. 진료단원 마찬가지다. 공기가 탁해서 그런지 가래가 끓어 오르는 등 많은 진료단원들의 몸이 상당히 안 좋은 상태다. 그럼에도 의료봉사의 사명을 다하려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자랑스러울 뿐이다. 봉사란 잃는 것이 없다. 얻는 것이 많은 것이 봉사다. 그 중 으뜸은 더 넓은 세상을 체험하는 것이다. 진료를 마무리 하고, 종합 평가와 남은 약제, 짐 등을 챙겨 늦게 숙소에 도착했다. 성공적인 진료를 위해 애쓰신 박종수 단장님을 비롯 모든 단원들께 깊이 감사드린다.
8월 6일 우즈벡에서의 닷새째는 사마르칸트 문화 탐방과 의료봉사 최종 평가회의가 열렸다. 한 분 한 분 모두 진지하게 이번 의료봉사의 공과를 평가하며, 미진했던 점과 좋았던 점, 향후 개선해야 할 점 등을 허심탄회하게 논의했다.
무엇이든 문제의식을 갖고 도전하자
8월 7일 엿새째 귀국길에 오르기 전 한·우 협력 한방병원에 들러 우즈베키스탄에서 근무하는 한의사 3명에게 단원 모두가 격려와 수고를 부탁드렸다.
의료봉사 대단원의 막이 내렸다. 발은 인간 몸 가운데 가장 낮은 곳에 있으면서 힘든 일은 도맡아 한다. 눈과 입, 머리처럼 교만하지 않는다. 그저 말없이 실천만 하는 것이 발이다. 발과 같은 봉사자가 많아질 때 건강한 미래 역시 기약될 것이다. 무엇이든 문제의식을 느끼지 않으면 해결되지 않는다. 시도해 보지도 않고 좌절하는 우를 범하지 말아야 한다. 그렇기에 의료봉사단원들께 큰 고마움을 느낀다. 국내에서의 바쁜 일정을 빼내어 나 아닌 타인을 위하고, 대한민국 한의학이 세계 속의 핵심 의료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땀방울을 아끼지 않은 의료봉사단원들이 있어 세상은 아름다울 수 있으리라.
KOMSTA 가족 모두에게 복(福) 가득하시길 두 손 모아 빌어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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