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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의사 방문진료에 어르신들도 ‘웃음꽃’
  • 날짜 : 2020-09-18 (금) 10:08l
  • 조회 : 43

안산시한의사회, 안산시와 ‘지역사회 통합돌봄 선도사업’ 참여
전완기 원장 등 관내 한의사들 2주 1회 재가노인 방문진료
침·부항 치료 및 생활 지도로 재가노인 지병 악화 예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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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신문=최성훈 기자] 지난 14일 오전 8시 50분 경기 안산시 본오동. 등에 배낭을 짊어진 한의사는 월요일 아침부터 다세대주택 골목을 누볐다. 골목을 누빈 끝에 그는 한 다세대주택 현관으로 들어갔다. 

 

한의사가 들어간 곳은 지역사회 통합돌봄(커뮤니티케어) 선도사업 대상자인 김상희(가명, 85세) 할머니의 집. 김 할머니는 현관문을 열고 반가운 표정을 지으며 한의사를 맞았다. 한의사도 반가운 마음에 김 할머니와 가벼운 포옹을 한 뒤 집 안으로 들어갔다. 

 

한의사는 2020 안산형 지역사회 통합돌봄 선도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전완기(전 안산시한의사회장) 청수한의원 원장이다. 그는 2주에 한 번씩 김 할머니집을 찾아간다.  


“한의원 못 가서 어쩌나 했는데…” 

 

할머니는 전 원장의 부축을 받고 안방 침대로 향했다. 각자 의자와 침대에 걸터앉은 전 원장과 김 할머니는 서로 근황을 물었다. 주로 김 할머니의 몸 상태에 관한 이야기였다. 

 

김 할머니는 요즘 왼 발이 꼬이고 저려서 잠을 통 못 이룬다고 했다. 10년 전쯤에 찾아온 척추관협착증 때문이다. 이 때문에 김 할머니가 전동휠체어를 탄지도 벌써 10년이 다 돼간다. 

 

다행히 안산시가 지역사회 통합돌봄 선도사업에 선정되면서 본오동주민센터는 거동이 불편한 김 할머니가 편하게 치료를 받으시라고 방문진료 대상자로 선정했다. 

 

전 원장은 김 할머니의 영양상태, 수면상태 등을 체크한 뒤, 배낭에서 혈압계를 꺼내 그의 혈압을 쟀다. 혈압은 정상범위였다. 그는 김 할머니를 엎드리게 한 뒤 할머니 허리와 발목에 침을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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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할머니가 15분 동안 침을 맞는 동안 두 사람은 미주알고주알 이야기를 나눴다. 김 할머니가 기르는 반려견 이야기부터 김 할머니 호적에 관한 이야기까지 의사와 환자의 관계라기 보단 마치 오랜 친구 같은 분위기였다. 

 

사실 두 사람간의 인연은 5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전 원장에 따르면 5년 전 김 할머니는 전 원장이 운영하는 한의원 단골손님이었다. 하지만 노화 때문에 김 할머니는 거동이 더욱 불편해지면서 재작년부터는 한의원에도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걸어서 약 20분 거리에 있는 한의원조차 가는 것도 부담스러웠기 때문이다. 

 

그러다 지역사회 통합돌봄 사업에 지원한 전 원장이 방문진료 대상자에서 마침 김 할머니 이름을 발견했다. 이에 전 원장은 김 할머니 댁 방문진료를 본인이 직접 가겠다고 보건소에 요청했다. 그 덕에 두 사람은 사업이 시행된 지난 7월부터 다시 재회하게 됐다. 

 

침 치료가 끝나자 김 할머니는 왼쪽 발목과 무릎을 구부렸다 피기를 반복했다. 확실히 치료받기 전보다 가동범위가 늘어난 모습이었다. 김 할머니의 얼굴엔 이내 웃음꽃이 폈다. 

 

김 할머니는 “허리에 아픈 통증이 계속 된데다 다리가 저려 걸음을 못 걸었는데, 지금은 지팡이 짚고 근처 학교 정문까지 걷기도 한다”며 “한의원 못 가서 어쩌나 싶었는데 방문진료 덕분에 다시 원장님을 만나게 돼 내가 요즘 살맛 난다”며 활짝 웃었다.  

 

통합돌봄 사업의 일환으로 펼쳐지는 ‘2020 안산형 방문진료 시범사업’은 코로나19 감염 확산에 따라 지난 7월부터 안산시한의사회 및 안산시약사회와 함께 시작했다. 사업은 한의 방문진료와 가정방문 약사 사업으로 나뉜다. 현재는 안산시내 한의원 10개소와 관내 약국 22개소가 참여하고 있다. 

 

한의 방문진료 사업의 경우 2주에 한 번씩 한의사가 대상자 가정으로 방문해 침, 뜸, 부항치료 등을 시행한다. 당초 계획은 올 한 해 동안 30명에게 약 500건의 치료를 하도록 되어있었지만, 사업이 늦게 진행된 탓에 현재 한의 방문진료 참여 어르신은 100여명으로 늘었다. 

 

그 덕에 전 원장은 김 할머니 외에도 지역사회 통합돌봄 사업을 통해 어르신 총 13명과 인연을 맺고 있다고 했다. 대부분 김 할머니처럼 거동이 불편해 의료기관을 내원하지 못하는 사람들이다. 

 

그는 “방문진료를 하는 날이면 보통 한의원 진료 시작 전 두 군데, 한의원 진료가 끝난 후 두 군데를 방문해 돌봄 대상 어르신들을 만난다”며 “한의원 운영 시간 앞뒤로 최소 한 시간 반은 시간을 쏟아야 할 정도”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전 원장은 방문진료 사업은 의사와 환자 모두에게 만족도가 높은 사업이라고 강조했다. 한의사는 환자들에게 치료 외에도 섭식 지도나 자세교정, 정서적 안정감을 제공할 수 있고, 한의사도 일반진료에서는 얻을 수 없는 다른 성취감을 맞볼 수 있기 때문이다.        


“통합돌봄사업, 환자 삶의 질 향상이 관건”  

 

전 원장은 “방문진료 대상자 대부분은 독거노인인데다 보행장애를 겪고 있어 부실한 식단은 물론 외로운데서 오는 우울감까지 가지고 있다”면서 “일반진료와 달리 방문진료의 경우에는 침 치료를 하는 동안 환자와 충분한 대화를 가질 수 있어 서로가 서로에게 힘을 얻는다”고 설명했다.     

 

그런 이유로 그는 이 사업이 성공적으로 안착하기 위해선 의료뿐만 아니라 주거환경, 식사, 운동, 가족 및 주변사람들과의 사회적 관계 형성 등 환자의 삶이 전체적으로 상향시킬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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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전완기(전 안산시한의사회장) 청수한의원 원장 


전 원장은 “2주 만에 방문진료 대상자를 다시 찾아 갔더니 그 기간 동안 왕래한 사람이 나밖에 없다고 한 노인도 계셨다. 이처럼 몸이 아픈 것 보다 사회적 관계 단절에서 오는 우울감이 더욱 큰 경우가 많다”면서 “방문진료와 관련해서는 사업의 취지와 실행방법, 대상자 응대 방법 등에 대한 철저한 의료진 사전교육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안산시는 지난 2019년 5월 보건복지부 지역사회 통합돌봄 선도사업에 선정되면서 안산시한의사회, 안산시약사회, LH 경기지역본부 등 5개 기관 및 단체와 업무협약을 맺었다. 

 

협약에 따라 해당 기관 및 단체들은 안산시 노인 1000명을 대상으로 방문진료사업과 어르신 주거환경 개선사업, 주거클린사업, 지역내 호스피스 체계구축과 웰다잉 교육, 돌봄 가족지원, 재가 노인을 위한 맞춤형 영양서비스 등 내실 있는 지역사회 통합돌봄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안산시 복지정책과 관계자는 “병원이나 시설이 아닌 내가 살던 곳에서 건강한 노후를 보낼 수 있도록 주거, 의료, 돌봄, 일상생활 지원 등 맞춤형 통합돌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성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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