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의회, ‘케데헌 열풍과 한의의료관광 활성화 토론회’ 개최 한의계 “‘K-Medi Doctor’, ‘HAN의원’ 개념 확립 우선”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이하 케데헌)’의 세계적인 붐에 따라 한의약을 세계적 관광 콘텐츠로 육성하기 위해선 정부 규제 완화와 더불어 ‘서울형 웰니스 브랜드’와 연계한 체험형 의료관광 플랫폼이 구축돼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서울특별시의회(의장 최호정)가 12일 시청 서소문청사 후생동 강당에서 ‘케데헌 열풍과 한의의료관광 활성화 토론회’를 개최한 가운데 패널토론(좌장 윤영희 시의원)에선 서울시 한의사·협회, 시의회, 시 관광 담당자들과 함께 한의의료 체험·관광을 결합한 지속가능한 웰니스 추진 방안을 모색했다.
이날 윤영희 의원은 “이제는 틀에 박힌 사업에서 벗어나 한국 의료관광의 세계화를 추진할 실행전략을 마련해야 할 때”라며 “서울시가 한의약의 가치를 세계에 알리고 외국인환자들이 신뢰하는 의료관광 도시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시의회·행정·업계가 함께 노력해 나가야 한다”고 당부했다.

◎ “국제 플랫폼에 ‘K-Medicine Doctor’ 정체성 확립 시급” 특히 콘텐츠 플랫폼에 있어 구글·유튜브는 국내 양방의사 운영 채널에는 ‘출처: 대한민국 면허를 소지한 의사’라는 인증 라벨(유튜브 헬스 적용)을 부여해 검증된 의료인 채널임을 국내외에 알리고 있으나 한의사는 이 대상에서 배제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박성우 서울시한의사회장은 “엄연한 대한민국 의료인 면허자인 한의사들에게 라벨이 표기되지 않는 것은 매우 심각한 문제로, 이는 미국 본사를 두고 있는 구글·유튜브사가 ‘Korean Medicine Doctor’라는 직능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데서 비롯된 것”이라며 “시한의사회·시·시의회·관광재단이 함께 구글·유튜브 측에 시정을 적극 요청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박 회장은 “서울시한의사회도 K-MEX를 통해 1000여 명의 외국인 참여를 확보한 만큼 내년에는 체험과 쿠폰을 활용해 관광객과 서울 거주 외국인을 연결하는 전략도 추진할 계획”이라면서 “서울시는 외국인 체험객과 국내 거주 외국인을 연계하고, 관광과 의료 체험을 결합한 플랫폼을 구축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 “외국인 한의원 방문, 체험 중심 상품 및 홍보 필요” 일선 한의원의 현실을 지적한 이승환 통인한의원장은 “기대와 달리 실제로 케데헌을 보고 한의원을 내원하는 외국인환자는 거의 없으며, 단순히 영상 속 ‘HAN의원’ 표기로 한의원을 인식하고 방문을 결심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2024~2025년 한국한의약진흥사업 국책사업에 적극 참여해 외국인환자 유치 활동을 펼쳤지만, 지난해 내원 현황을 분석해 보면 외국인환자의 최대 방문 횟수는 1회에 그쳤다”며 “일부는 치료 목적이었으나 상당수는 여행 중 가벼운 체험 차원에서 들른 경우가 많다는 점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 원장은 “예컨대 서울 광화문광장에 추나 베드를 다수 설치해 외국인들에게 한의사들이 직접 추나치료 체험 기회를 제공한다면 자연스럽게 인스타그램 등 SNS를 통한 국제 홍보로 이어질 수 있다”면서도 “다만 현행 의료법상 의료봉사를 제외한 형태는 불법이므로 이를 가능하게 하려면 서울시 차원의 정책 지원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또 일선 한의원의 경우 외국어 통역 인력 채용이 부담되는 만큼 서울시 어르신 일자리 지원 사업과 연계한 관광·의료 안내 시범사업(외국어 능력 활용)도 제안했다.
명동 지역 외국인환자 유치 경험을 공유한 이지혜 명동 리아한의원장은 “외국인환자 비율은 초기 90%에서 현재 35~40%로 낮아졌다”며 “일본인은 다이어트·피부·비대면 주문 목적, 중국 VIP는 체질의학 등 한의학에 관심을 보이는 등 나라별 맞춤 콘텐츠와 서비스 제공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한국한의약진흥원 지원으로 영상 제작 등 홍보가 있었으나 실제 방문으로 이어진 비율은 낮았다”며 “외국인 특성과 요구에 맞춘 체계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 “비자 문제, 의료광고 제한, 전문인력 부재 등 정부 차원 과제 산재” 김혜영 서울시의회 의료관광특별위원장은 “한의의료관광은 단순 치료를 넘어 한국 전통 의학과 문화를 알리는 중요한 콘텐츠로 자리잡았다”며 “싱가포르, 태국, 인도 등은 전통의학과 웰니스 프로그램을 관광 산업과 접목해 육성하고 있는 만큼 우리나라도 ‘한의약’이라는 오리지널리티를 기반으로 체계적 상품을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의료관광 발전을 위해선 비자 제도, 불법 브로커, 의료광고 제한, 전문인력 부족, 원격진료 제도 등 정부 차원의 과제가 해결돼야 한다”며 “서울시의회 의료관광특별위원회가 이를 위해 목소리를 내겠다”고 밝혔다.
이종배 서울시의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부위원장은 “대만 타이베이시의회 의원들과의 간담회에서 한의의료에 대한 높은 관심과 침 치료 선호를 확인했다”며 “세계 최고 수준의 의료 강국으로 자리매김할 중요한 시기인 만큼 시의회 차원에서 행정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전했다.
◎ “서울 라이프·한의약 결합한 ‘서울형 웰니스 브랜드’ 추진” 이영미 서울시 홍보기획반 서울브랜드 담당관은 “K-팝·컬처에 이어 K-뷰티·테라피, K-메디까지 관심이 확산되고 있다”며 “서울시는 한의약 콘텐츠를 발굴·브랜딩해 산업으로 연계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현윤성 서울시 관광체육국 관광산업지원팀장은 “올해 뷰티·웰니스 관광 축제를 독립적으로 추진해 서울형 웰니스 브랜드를 구축하고, 한방차·한방 찜질·체질 진단 등 한의약 체험도 포함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수택 한국서울관광재단 관광산업본부장은 “관광객 성향이 단체 중심에서 가족·소규모, 체험형으로 변화하고 있다”며 “서울시는 이에 맞춘 관광지와 프로그램을 기획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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