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협, 제17회 허준축제서 무료 한의 진료 ‘혜민관’ 운영 3일간 530여명 방문…성황리에 종료 이영일 한의사가 지난 7일 서울 가양동에서 열린 제17회 허준축제 내 ‘혜민관’에서 시민들에게 한의 진료를 하고 있다. [한의신문=민보영 기자] “허리 아파서 (한의 진료 받으러) 왔는데 한의사 선생님께서 침도 잘 놔주셔서 좋았어요. 평소에도 한의원을 자주 가는 편인데 봉사하러 온 허준 축제에서 한의 진료를 받을 수 있는 곳이 있어서 바로 찾았습니다.” 지난 7일, 서울 강서구 가양동에서 열린 제17회 허준축제 내 한의 진료 코너 ‘혜민관’엔 한의 진료를 받으려는 사람들로 북적였다. ‘혜민관’은 대한한의사협회가 조선시대 의약과 일반 서민의 치료를 맡아본 관청을 재현한 공간이다. 하늘은 금방이라도 비가 올 것처럼 흐렸지만 인파는 줄어들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소방서 업무를 돕기 위해 여성 의용 소방대원으로 참여한 오정록(50대 후반)씨도 그 중 한 명이었다. 침 시술을 받는 침대 공간에서 나오던 오 씨는 잠깐이나마 좋은 치료를 받을 수 있었다며 개운한 표정을 지었다. 오 씨 뒤편에는 한의사에게 진료를 받으려는 이들이 네다섯씩 줄을 지어 서 있었다. 대부분 평소에 허리나 복부 통증 등 생활 속에서 겪는 질환을 호소하는 이들이었다. 평소에 위가 꾹꾹 눌리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던 신순복(62·서울 가양동)씨 역시 시원한 얼굴로 침 시술 받는 방을 나오고 있었다. “평소에 잘 체하는 감이 있어서 한의사 선생님께 물어봤는데, 밥을 급히 먹는 습관과 내부 근육이 약해져서 복합적으로 나타난 통증이라고 하더라고요. 방금 침도 맞고 나왔는데 설명도 열심히 잘 해주셔서 너무 이해가 잘 됐어요.” 신씨는 인터뷰 하고 있는 순간에도 함께 치료를 받으러 온 동네 주민에게 한의 치료의 장점을 기자에게 말해 보라고 독려했다. 신 씨와 함께 한의 진료를 받은 그는 “속이 불편해서 한의사 선생님께 상담을 했는데, 침 보다도 심리적으로 노력해야 하는 부분이 있는 것 같다고 하셔서 그 말에 굉장히 공감했습니다.” ◇”한창 바쁠 때 50분 넘게 줄 서기도…치료 후 도움 됐단 생각에 뿌듯” 이들이 받은 한의 진료는 허준 축제가 열렸던 지난 7~9일 3일간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서울 강서구 구암근린공원에서 이뤄졌다. 여기엔 한의사 이영일, 여서원, 박청옥, 김내은, 강은주, 김준연, 채유신 등이 참여했다. “50~60대 분들이 주로 찾아오셔서 뒷목, 어깨, 허리 등을 주로 진료했습니다. 허준 선생의 뜻을 기리기 위한 축제가 열리는 것도 뜻이 깊은데, 조선시대 의복을 입고 이런 축제 현장에서 주민분들을 직접 진료하는 게 좋은 추억이 될 것 같아 참여하게 됐습니다.” 3일 전부 참여하는 한 한의사는 둘째 날의 진료가 다 끝나가는 시간에도 지친 기색이 적어 보였다. 둘째 날에만 진료한 다른 한의사 역시 뜻깊은 시간이긴 마찬가지였다고 했다. “한의학이 주제인 이번 축제가 의미 깊은 만큼 한의 치료가 빠질 수 없고, 내가 직접 그 치료를 하면 좋을 것 같아서 참여했습니다. 한창 바쁠 때는 50분 넘게 줄을 서 주셔서 한 분 한 분 시간을 들여 치료하지 못한 점이 아쉽네요. 그래도 많은 도움 받아 가시는 것 같아서 뿌듯했습니다.” 이들은 한의 치료를 하는 공간인 ‘혜민관’ 입구를 들어선 후 보이는 양쪽에 각각 2명씩 총 4명이 배치됐다. 관람객은 혜민관을 들어서면 정면에 보이는 곳에 접수를 한 뒤 기다리면 한의사에게 한의 치료를 받았다. 첫째 날 156명, 둘째 날 205명, 셋째 날 160명으로 총 531명의 관람객이 혜민관을 찾았으며 쌍화탕을 이용한 시민은 3000명에 달했다. 한편 ‘건강 길잡이, 동의보감을 펼치다’를 주제로 열린 이번 허준 축제는 최고 명의인 구암 허준의 생명 존중과 애민 정신을 기리기 위해 마련된 지난 7일부터 9일까지 구암공원, 허준박물관, 양천로55길 일대에서 진행된 행사다. 이번 축제는 허준이 쓴 동의보감을 중심으로 건강과 관련된 한의 체험 등 다양한 콘텐츠로 꾸려졌다. 첫째 날인 7일엔 오전 10시부터 축제 성공 기원제, 책색문인화 그리기 및 줄타기 공연, 건강백세약초 한의 주먹밥 나누기, 지역문화공연, 줄타기 공연, 미8군 락밴드 공연, 허준 작은 음악회 등이 연이어 열렸다. 둘째 날엔 외국인 한의 김치 담그기, 지구촌 다문화 공연, 한의 약초 썰기 경연 대회, 허준 뮤지컬, 개막식 및 허준 콘서트 등이 개최됐다. 마지막 날인 9일엔 어린이 허준 선발 대회, 허준 가요제 리허설, 문화 공연, 구민상 시상식, 허준가요제 및 축하공연 등이 펼쳐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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