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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기한 단식투쟁 나선 김필건 회장, 노인정액제 양방 단독 개선의 문제점 ‘지적’ 다른 의약단체 배제된 특정단체만을 위한 의·정협의체…올바른 논의구조인지 ‘의문’ “정권 초 현안 해결에 집중할 시기…한의계, 단합만이 살 길” [한의신문=윤영혜 기자]지난 2015년 1월. 서릿발 날리는 한겨울에 대한한의사협회(이하 한의협) 회관 중앙 현관에는 텐트가 차려졌다. 한의사 의료기기 사용에 대한 규제 철폐를 위해 김필건 한의협회장이 단식 농성에 나선 것이다. 그로부터 2년 8개월이 지난 지금 김 회장은 다시 투쟁의 의지를 불태우게 됐다. 이번에는 노인외래정액제(이하 노인정액제) 개선 문제다. 정부를 상대로 한의계의 뜻을 관철시키기 위한 최후의 수단으로 그는 지난 18일 청와대 분수대 앞 1인 시위를 시작으로 또 한번 무기한 단식 투쟁에 돌입했다. ◇3년이 안돼 다시 이 자리에 오셨다. 단식 이틀째인데 건강은 어떠신지? 이번에 심장이 좋지 않은 부분도 있고 건강상태가 전반적으로 좋지 않다. 어제 청와대에서 뙤약볕에 장시간 노출된 채 앉아 있었더니 쓰러질 거 같더라. 지난번 단식 경험상 3일째부터 머리가 아프고 어지럽더라. 이틀째라 아직은 괜찮다. ◇투쟁의 시작을 청와대로 결정한 이유가 있다면?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철학은 ‘기회의 균등, 과정의 공정, 결과의 정의’다. 그러나 이번 양방만을 위한 노인정액제 개편은 이러한 국정철학에 명백히 위배된다. 균등하지도, 공정하지도, 정의롭지도 않았다. 지난 15일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이하 건정심)가 있었다. 이를 처음부터 끝까지 참관한 사람으로서 도저히 묵과할 수 없는 부당성을 알리고자 청와대로 나왔다. 정권 초기, 정부 정책의 총론이 아무리 훌륭해도 각론에서 흐트러지는 부분이 있다면 정권에 엄청난 부담을 줄뿐더러 국민에게도 불행한 일이기 때문이다. 악마는 디테일에 숨어있다는 말도 있지 않은가. ◇노인정액제 개편, 정확히 무엇이 문제인가? 노인정액제 개편을 살펴보기 전, 현 정부의 핵심 정책인 문재인케어를 짚어볼 필요가 있다. 건강보험 보장성을 강화해 실손보험 등 높은 의료비에 시달리고 있는 국민들의 의료비 걱정을 덜어주겠다는 회심의 정책이 바로 문재인케어다. 그러나 국민들이 열광하는 이 정책의 속내를 들여다보면 핵심은 ‘비급여 항목의 급여화’와 비급여의 적정성에 대해 정부가 직접 들여다보겠다는 것이다. 당연히 양방 의료계는 크게 반발할 수밖에 없고, 이 때문에 협상파인 추무진 대한의사협회(이하 의협) 회장이 탄핵 위기에까지 내몰린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정책 당국은 문재인케어의 실현을 위해 파트너인 추무진 집행부에 힘을 실어주는 결정을 해야만 했던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한의계는 그동안 노인정액제 논의 과정에 참여할 수가 없었나? 이번 노인정액제 개편이 논의된 의·정 협의체는 박근혜정부 때 원격의료 논의가 목적인 협상테이블이었다. 처음에 한의협·의협·대한치과의사협회(이하 치협)·대한약사회(이하 약사회)·대한간호협회(이하 간협) 등 5개 단체가 협력 하에 원격의료를 반대하자 이러한 보건의료단체의 공조를 깨고자 복지부가 꼼수를 부려 만들어진 것이 바로 양의사만 함께 하는 의·정협의체다. 한의협은 물론 치협·약사회·간협까지 다른 의약단체가 모두 배제된 채 오로지 특정 단체와 논의하는 구조에서 양의사만을 위한 노인정액제 개선이 다뤄졌다고 이미 담당 공무원이 고백했다. ◇정책 당국이 양방만을 위한 일방적 결정을 내렸다는 건데 좀 더 확실한 근거가 있을까? 추무진 회장의 탄핵안이 올라온 의협 임시대의원총회가 열리기로 예정된 날짜는 지난 16일이었다. 그런데 하루 전날인 15일 복지부는 갑작스럽게 국민건강보험공단 서울본부에서 건정심을 열었다. 보통 건정심 일정은 7일∼10일 전에 복지부가 각 위원에게 통보함으로써 정해지는 게 관례인데 하필 의협 회장의 탄핵안이 올라온 임총 전날 건정심이 급하게 잡혔는데 어떻게 합리적 의심을 하지 않을 수 있을까. 1000억원 가까운 국가 재정이 투입되는데 논의사항도 아닌 보고안건으로 복지부 보험급여과가 올려버린 것이다. 국민의 혈세가 투입되는 사업이 처리되는 과정을 보면서 크나큰 비애감을 느꼈다. ◇한의계가 제도권 내에서 소외된다는 지적은 예전부터 줄곧 있었고 이번 노인정액제도 어쩔 수 없었다는 얘기로 들린다. 그렇다. 5년간 협회 회무를 하면서 처절히 확인한 건 정책 당국의 ‘양방 우대, 한의 소외’라는 프레임이었다. 이 프레임이 정책 입안자와 결정권자들의 두뇌 속에 콘크리트처럼 박힌 것 같았다. 이에 반하는 정책을 입안한 공무원은 승진에서 누락되거나 정책과는 관계없는 한직으로 밀려나는 듯 싶었다. 한마디로 주류에서 배제되는 식이다. 이는 난임사업이나 치매사업과 관련해 복지부가 일을 처리하는 과정을 보면 여실히 드러난다. 이번 노인정액제도 마찬가지다. ◇남기고 싶은 말 현재 한의계의 상황을 돌이켜 보면, 그 어느 때보다 회원들의 단합된 힘이 필요한 때다. 한의계의 우군이 그리 많지 않은 상황에서 한의계 내부에서 서로 질시하고 분열한다면 어느 누가 우리 한의계를 지지하고 도와주겠는가. 이제 한의사의 숙원사업인 의료기기 사용과 관련한 의료법 개정안이 국회에 올라와 있는 등 정부 초기에는 그동안 산적한 많은 일들을 풀 수 있는 좋은 시기다. 만약 한의계가 이 시기를 놓친다면 한의계는 또 다시 5년이라는 세월을 허송하게 된다는 것을 회원들이 인식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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